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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소유경영자와 전문경영자

by 릳 2022. 5. 18.

기업의 주인이면서 CEO가 된 소유경영자와 임금과 보너스를 받는 전문경영자를 구별하려고 하는 시도는 서로 특징과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주인이면서도 경영 수업을 제대로 받고 경력을 쌓은 경우는 더 전문적일 수 있기 때문에 오너경영자는 전문적 경영 능력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 둘의 차이점과 장단점은 무엇인지 알아보자.

소유와 경영의 분리
근대 기업이 나타나기 이전까지의 가내수공업 단계에서는 오늘날의 구멍가게나 이발소처럼 돈을 투자한 사람(소유자)이 직접 노동도 하고(노동자), 작업관리도 하는(관리자) 역할을 모두 담당하고 있었다. 그러나 점차 조직도 커지고 노동의 양도 늘어남에 따라서 노동을 관리하는 일도 복잡하게 되어 돈을 투자한 소유자는 노동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관리(경영)만 담당하고 노동은 임금을 받고 일만 해 주는 근로자에게 맡기게 되는 이른바 ‘소유와 노동의 분리’가 일어나게 된다.
그 후에도 기업조직은 계속 발달하여 더욱 큰 기업이 생기게 되고 주인(투자자 혹은 소유자)은 노동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근로자와 작업을 관리하는 일만 담당해도 너무 벅차게 되어 이제는 노동뿐 아니라 관리까지 전문관리자에게 맡겨 버리는 소위 ‘소유와 관리의 분리’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그럼으로써 오너경영자인 기업가는 전반적이고 중요한 경영활동을 책임지고 일선 근로자의 감독, 작업관리, 경리업무, 창고관리 등 기능적인 관리 업무는 고용경영자(관리자)에게 위임하게 되었다. 물론 이때에도 소유자는 소유권과 경영권을 모두 갖고 있었다.
그러나 주식회사의 출현으로 기업이 더욱 대규모화되면서 소유권과 경영권까지도 서로 분리될 수밖에 없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첫째, 경영활동이 너무 복잡해지고 전문지식이 있어야 하는 것이기에 소유자가 담당하기 어려웠으며, 둘째, 기업을 통째로 소유할 수 있어야 경영권도 가지는데 너무 큰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두 사람이 기업을 소유할 수 없어서 자본을 투자하는 주주들에게 소유를 맡기고 경영자는 관리만 맡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주식회사 형태로 된 기업의 소유자는 그 회사의 주식을 산 다수의 군중이 되어 버린 것이다. 따라서 어느 개인도 내가 소유자니 내가 경영권도 모두 가지겠다고 나설 수가 없으므로 자연적으로 다수의 소유자끼리 약속으로 제삼자인 전문가에게 경영을 위탁하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오늘날 모든 기업이 전문경영자에 의하여 경영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대기업 경영에 바라는 국민의 여망이나 경제정의에 대한 사회적 요구의 증대, 그리고 기업의 규모 및 경영환경의 복잡성 증대, 그리고 소유자 가족 식구끼리의 승계 분쟁이나 소유자 후손들과 창업 공신들 간의 경영권 분쟁, 이 모든 사항을 감안할 때 소유와 경영은 분리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또 그런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추세임이 틀림없다. 다만 전문경영자가 단기적 업적향상에만 몰입하여 자신의 주가만 올리려고 하면서 기업의 장기전략에 무관심하다면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다.


경영자 지배사회


물론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현대자본주의 사회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현상이냐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어떤 학자들은 소유권을 절대시하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본질적으로 경영자가 소유권의 영향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만 보아도 대기업의 대주주들과 그 가족들이 최고경영자 지위에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선진기업으로 갈수록, 그리고 선진국으로 갈수록, 그리고 국가가 산업화할수록 최대 주주가 전체 주식에서 차지하는 소유 비율은 줄어들고 있으며 이 비율이 줄어든다는 의미는 일부의 주주가 과거처럼 기업경영에 대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존 번햄은 후기산업사회에서는 소유자가 아닌 전문경영자들이 사회의 새로운 지배계층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예언하였는데 경영자는 재산의 소유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경영 능력에 의지하여 새로운 정책을 개발하고 추진함으로써 기업의 생산수단을 관리하기 때문에 기업을 통하여 이 세상에 영향력을 지배하는 자는 소유주가 아니라 전문경영자가 된다는 것이다. 결국 경영자는 기업이라는 수단을 통하여 자신의 의도대로 이 사회를 이끌어 간다는 소위 ‘경영자 지배사회’가 된다고 한다.


대리인 비용


오늘날 대부분은 기업이 주식회사이고 주식회사의 주인은 당연히 자본을 투자한 주주들이다. 상법상 총주식의 50% 이상을 소유한 개인이나 집단을 대주주라고 칭하며 그가 경영권을 가진다. 그렇다고 반드시 그가 직접 회사를 경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주주는 이사회를 구성하여 회사를 경영할 최고 경영자(CEO)를 선정하여 그에게 경영을 맡긴다. 즉 경영자는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리인(agent)이 된다. 그는 자원배분이나 인사권에 대한 모든 것을 주주로부터 위임받는다.
그런데 주주들의 관심은 투자수익률인데 대리인이 경영자가 항상 투자수익률 제고만 위해 노력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CEO의 명성을 얻으려고 불필요한 회사확장 전략을 추진한다든지 경영자의 월급을 최대로 올려서 회사의 현금을 낭비하는 경우도 있다. 즉 CEO의 사적인 이익과 주주의 이익은 어긋날 때도 있는 것이다. 주주 입장에서 보면 경영자의 상충 행동으로 발생하는 비용은 소위 대리인 비용(agency cost)이 되는 것이다. 이를 통제하기 위해 다양한 기법들이 사용되어 왔는데 주주의 이익을 많이 벌어주면 대리인에게도 상당한 인센티브를 주는 스톡옵션 제도가 대표적이다.

임창희, 『경영학원론』, 도서출판 라온(2015), p2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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